산에 타다? 오르다?
아래는 산에 들다. 산에 오르다. 산을 타다....이 세가지 표현에 얽힌 잡설입니다.
가장 현대적인 생각이 어쩌면 가장 오래된 습속 그래서 우리 몸이 기억하는 것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입산(入山), 산에 들다 라는 표현은 산을 외경하는 전통적인 사고이면서 동시에 환경론이라는 가장 현대적인관점에 보아서도
근사한 표현입니다.
그런데 이 표현들이 과연 한국인의 언어생활에 녹아있는 오래된 말일까요? 아니면 최근에 생긴 말일까요?
왜냐하면 조선사람 다르고 한국사람 다르지 않으니까요.~
한편, 이와 유사한 표현으로 산에 오르다 와 산을 타다 가 있습니다.
한자어 등(登)에 상응할 산에 오르다 라는 표현은 무난하지만
한자어 기(騎)와 상응할 '산을 타다'라는 표현은 약간 불경스러운 또는 거칠은 감이 없지 않습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
타다(騎)와 오르다를 함께 놓고 보면 재미있는 현상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말을 타다 말에 오르다.나 기차를 타다 기차를 오르다. 라는 말은 스무스한데 반하여
지하철을 오르다라고 표현하면 뭔가 어색합니다. 지하철은 타는 곳이죠.
과연 산을 타다 라는 표현은 말이나 기차와 같은 물건을 타다 라는 표현에서 전이된, '높은 곳으로 오르는' 행위를 표현하는 단어이기 쉽상일까요?
아니면 ????
아래는 임진왜란전인 1466년에 약을 바르고져 해도 능히 읽어내지 못하는 어린 백셩들을 위해 편찬한 구급방 언해로부터 풀어내는 잡설입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처용가. 심심한 울산시청에서 처용가 놀이를 할려고 드니 모 종교단체에서 반항했다는 처용가.
그 처용가의 둘째줄을 보면...
원문 해독 현대역
東京明期月良 새발 발긔 다래 서울 밝은 달 아래
夜入伊遊行如可 밤드리 노니다가 밤 늦도록 노닐다가
入良沙寢矣見昆 드러사 자리 보곤 들어 와 자리 보니
脚烏伊四是良羅 가라리 네히어라 가랑이가 넷이어
二힐隱吾下於叱古 둘흔 내해엇고 둘은 내 것인데
二힐隱誰支下焉古 둘흔 뉘해언고 둘은 뉘 것인고
本矣吾下是如馬於隱 본대 내해다마란 본디 내 것이었만
奪叱乙何如爲理古 아사날 엇디하릿고 빼앗아 간 것을 어찌하리오
달이 밝아 놀다가 집에 들어오니 자기 와이프가 다른 놈하고 자고 있는 꼴을 보면 과연 어떻게 할까요?
우리의 처용은 그러나 점잖은 사람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위의 시에서 둘째 줄을 보면 그 정답이 보입니다.
유(遊)는 놀다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어다르고 아다르다고...'놀다'도 그냥 노는 게 아닙니다.
구급방 언해를 보면,


유(遊)를 두고서 놀다, 놀아나다 노니다.라는 당시 한글로 풀어내고 있습니다.
놀다'라는 말이야 표준적인 말일테고, 놀아나다는 아무래도 '듣보잡'(듣도보도 못한 잡놈)의 뉘앙스가 강합니다.
그러다 보니, 처용이 달이 밝은 밤에 놀아나는 건 말이 안되죠. 그에게 어울리는 말로 노닐다가 가 있습니다.
과연 위시의 둘째줄에는..
入伊遊行如可 밤드리 노니다가 밤 늦도록 노닐다가 로 되어 있습니다.
밤늦도록 놀아나다가?^^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구급방 언해를 보면...
암벽의 '벽'의 한글 단어도 볼 수 있습니다.

'바람'이라고 하고 있습니다. 15세기 조선백셩들은 벽을 일러 바람이라고 불렀나 봅니다.
지금으로 따져서 '벼랑'이라는 단어의 어원 또는 그 사촌쯤 될까요?
그런데.

여기서처럼 풍(風)도 바람이라고 하고 있네요...~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이제, 본론으로 들어와서....
등(登)을 당시 어린 백셩들은 도대체 뭐라 말했을까요?

짜잔....
당시 한문으로 음풍농월을 못했던 조션백셩들은 등(登)을 두고서 오르다. 타다 라고 했다는 사실.
그래서. 타다 라는 말이 요즘 갖다붙인 말이 아니라는 거.
정확히 맞아 떨어지지는 않지만,
등산을 두고서, 산을 오르다라고 하는 표준적인 말도 있지만, 산을 타다라는 말도 우리네 오래된 언어 습관이라는 겁니다.....~~~
다시말해 산을 타다라는 말이 존경의 염이 사라진 현대인이 만들어낸, 조금은 경망스런 말이 아니라 조션백셩이 일찍부터 썼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옥편을 검색해 보았더니 등(登)에 '타다'라는 훈이 없네요.
따라서 '산을 타다'라는 요즘 '말을 타다'에서 전이된 표현일 수도 있으나, 예전 입말이 구전되어 왔을 수도...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검색해 보니, 조선 세조(1466)에 간행한 의학서적으로 세종때 백성의 위급에 대비하기 위하여 편찬한 구급방(救急方) 을 한글로 번역한 책이라고 하네요.
그러니까 먼저 한문으로 써고, 그것을 한글로 옮겼다는 뜻이죠.
그런데 주목할 것은 이 책이 당시 서민들을 어여삐 여겨 썼다는 겁니다.
다시말해, 임란전 그러니까 15세기 서민들이 읽고 직방으로 응용할 현장어라는 거죠.
요즘말로 해서, '듣보잡' 그러니까 듣도보다 못한 잡놈들이 이해할 그런 말이
아니라.
언문을 갓뗀 이웃집 아재야가 상처나면 바를 때는 우황청심환이 아니라 후시딘(後時當) 이라는 거, 뭐 이런거죠.
이 책 역시, 등(登)이라는 단어를 발견하고 기쁜 마음에 또는 눈물을 머금고^^ 산 책입니다.....~
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ㅁ
마지막으로...
입산(산에 들다)은 근대에 생긴 말이라는 추측입니다.
아직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확인해보지 않아도 대충 넘겨짚어도 그리 틀리지 않을 게.
입으로 시작하는 단어인 입학 입국 등등이 일제시대 이후의 언어입니다.
다시말해
조선시대 이전에 입(入)이라는 말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입산이라는 말 역시 산림용어인 입산을 번역한 말이 아닐까 라는 생각. 일본의 영향이 짙게 깔려있는 말이라는 생각.
![]() | ![]() |
현대인들이 여기다가 의미를 부여했다는 생각.
미개인들은 현대인^^들을 두고서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는 족속이라도 하죠.
예를 들어 '산을 타다'라는 표현만 있다고 칩시다.
그럴때는 어떻게 했을까요?
아마도 산을 말처럼 살아있는 유기체로 보아서 그러했다고 하지 않았을까요?~~ 뭐 그런겁니다....~~~


Trackback 0 : Comment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