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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년전만 해도 노원구 지역은 너른 들판이었습니다.
'그시절 농사짓던 이들은 북한산 도봉산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를 염두에 두면서 읽어보면 재미있을 글입니다.
나는 문득 '풍경은 외부자에게 발견되는 것'이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명제를 새삼 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험준한 산악지대였던 알프스가 공간의 균질화라는 근대적 배치속에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탄생하고,
혁명의 좌절로 내면에 침잠한 메이지 20년대 일본 문인들이 '홋카이도'를 발견해냈듯이.

나는 강원도에서도 오지인 정선군 신동읍 출신이다.
지도상의 명칭으로는 정선과 여월 사이에 있는 함백이 내가 태어나서 중학교 교육까지 마친 고향이다. 탄광촌이었는데
.....(중략)....
그러나 어느날 갑자기 정선과 영월은 전혀 다른 얼굴로 내앞에 나타났다.
1990년대 중반즘인가부터 정선은 '아라리'의 본고장으로, 영월은 청정한 생태계의 상징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것이다.
....(중략)....
결국 얼마 전 나는 아우라지와 어라연을 동료들의 성화에 못 이겨 처음(!) 다녀왔다.
이를테면, 나는 그 근처에서 그토록 오래 살았건만 도시인이 되어 도시인들과 함께 그곳을 찾았던 셈이다.
어라연과 아우라지는 물론 아름답고 청정하다. 맑고 투명한 물 부드러운 듯 가파른 능선을 가진 산들의 행렬.
'낙석주의'라는 경고가 수도 없이 배열되어 있는 꼬불꼬불한 길들.
그런데 사실 이것은 강원도 산간지방이라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공간적 특성일 뿐이다.
"야 너무 좋아! 어쩜 이런 데가 있다니!"라는 말로 연신 감탄을 해대는 동료들을 보면서
나는 문득 '풍경은 외부자에게 발견되는 것'이라는 가라타니 고진의 명제를 새삼 환기하지 않을 수 없었다.
험준한 산악지대였던 알프스가 공간의 균질화라는 근대적 배치속에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탄생하고,
혁명의 좌절로 내면에 침잠한 메이지 20년대 일본 문인들이 '홋카이도'를 발견해냈듯이.
말하자면, 아우라지와 어라연이라는 풍경 역시 모더니티의 표상체계 하에서 비로소 "발견된' 기호인 셈이다.
청정 지대, 아리랑의 고향이라는 근대에 반하는 이미지가 강화되면 될수록
그것들은 근대적 시각에 충실하게 복무하는 역설의 장 속에 들어와 있다.
그런데 그곳에서 살았던 나는 전적으로 이도시적 시선에 나포되지 못한 탓에 내 동료들처럼 그곳을 하나의 풍경으로 대해지 못했던 것이다.
아마 다른 곳이라면 나 역시 외부자의 시선으로 그곳을 바라 보았을 것이다.
아니, 내가 했던 그 무수한 여행들은 어떤 점ㅇ서 모두 외부자의 시선, 근대인의 시선으로 풍경을 발견하는 과정이었을 터이다.
나는 내 시선의 전도과정을 보지 못한 채 그 풍경들이 원초적으로 그렇게 존재했던 것처럼 간주했을 따름이다.
나의 벗들이 아우라지와 어라연을 보고 그러했듯이.
어디 풍경뿐이랴?
우리의 신체 곳곳에 각인된 수많은 표상 체계들 역시 이런 식의 전도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것이리라....
(중략)
출처: 한국의 근대성, 그 기원을 찾아서 - 고미숙 <책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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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재미삼아 읽을꺼리 TV드라마 <스프라이즈>의 일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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