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대략 난감. 황당무계한 시사용어
'소득의 크레바스'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알알닷컴은 아래의 CSI 알알이 적어도 스크롤한 시간을 후회하지 않게할 재미^^를 추구합니다..
지난주 금요일 중앙일보 기사에 소개되었는데,
읽으면 무슨 내용일지 알수 있는 현상을 설명하려 들면서,
굳이 '소득의 크레바스'라는 새 표현이 제작(?) 구사되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CSI 알알 : 과연 "소득의 크레바스"라는 용어의 출처는 어디인가?를 파헤치면서,
신문이 이른바(?) 이슈를 만들어 가면서 분위기를 자기식으로 조작해가는 메카니즘 일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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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금요일 중앙일보에 기사가 실렸는데,
나의 관심을 끈 이유는, 부제가
'은퇴 후 크레바스 … 일자리가 절실했다.'이었기 때문이다.
딸랑 이 한줄만 읽어도 작금의 대한민국 아저씨들은 무슨 내용인지 알것이다.
어슬프게 클라이밍을 한 적이 없어도 말이다.
아무튼 솔깃하지 않을 수 없어 기사의 대략을 살펴보았다.
매장 계산원 같은 단순 업무에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의 고급 은퇴자들이 몰리는 것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박사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를 메우려는 것이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음, 우리의 방박사는 '이른바'라는 감탄사를 삽입하면서 '소득 크레바스'라는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있으시다.
'이른바'라는 것은 해당하는 용어가 일반적인 용어로 정착되기 전이나, 글쓴이는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구사하는 애드립이라고 들었다.
방박사는 '이른바'라는 표현을 구사하고 계시다.
그런데, 알알닷컴은 여기서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적어도 박사쯤 되는 이라고 하는 이가, '이른바'라는 고급 용어를 구사할 때는 '권위'를 갖추기 위해 괄호안에 영어를 병기하기 일쑤다. 우리는 이런데에 '쫄기'때문이다.
그러나, 방박사는 자기의 지적능력을 과시하고 논거를 확실하게 하는 데에 충실하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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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을 품고서 계속해서 보자.
기사 말미에 아래와 같은 시사용어 설명이란게 달려 있다.
◆소득 크레바스=직장에서 은퇴한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 공백기를 일컫는다. 현재 일반 직장인의 평균 퇴직 연령이 53세이고, 2013년부터 61세에 국민연금이 나오므로 평균 8년의 소득 크레바스가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을 55세부터 앞당겨 받을 수는 있으나 받는 돈이 크게 줄어든다.
흠...이런 시사용어도 있구나.
아마 기자가 작성했을 이 코너에도 괄호 (*** crevasse)라고 병기하지 않는다.
여기서 CSI 알알은 방박사가 어떠한 박사인지 딱 한번 알아보았다.
매경 기사에 의하면, '한국연금학회는 제2대 한국연금학회장에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선임됐다고 1일 밝혔다.
음. 방박사가 연금, 노후 이런쪽에 관련하고 있고, 관련 방면에서 새로운 용어를 창출하고 싶어하는 욕구가 없지 않겠구나라는 짐작. 학자들은, 새로운 용어를 창출 유포시키고 싶어하기 때문이가. 바로 그것이 하나의 학적 결과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위찬 교수가 '블루 오션'이라는 말을 만들어 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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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알알닷컴은 기존의 수사방식을 개진해 보았다.
다음과 네이버와 구글에서 '소득 크레바스'를 입력 조사해 보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딸랑 이곳 중앙일보 딱 한곳 기사 밖에 없구나....
다시말해, 2012년 2월 24일 중앙일보가 '소득의 크레바스'라는 용어를 창출해낸 진앙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
갑자기 나는. 이땅의 불쌍한 취업준비생들을 긍휼히 여겼다. 그네들은 이 단어가 또 거룩한 내용을 갖고 있는 것 처럼 외워야 하겠지.
크레바스에 빠진 그들....슬픔이 극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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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알알닷컴은 '아니면 말고'식의 나꼼수가 아니다.
알알닷컴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가 일개인이 할 수 있는 가능한 최고의 엄밀성을 추구한다.
과연 이 표현의 최초 진앙지라고 할 수 있는 방박사는 어디에서 이 표현을 갖고 들어왔거나 제작했을까?
구글에서 소득이라는 뜻의 income이라는 걸 결합하여 income crevasse를 검색해 보았다.
과연 어떠할까?
물론, 없다 !
income의 동의어라고 할 수 있는
earnings, profits 도 넣어보았다.
당근. 없다 ~~
일본에서 만든 조어일까봐서 야후 재팬에 所得 crevasse 로 검색해도 안뜨네. 일본식 조어도 아닌 듯
다시 구글에 가서 인컴의 반대말인 Debt를 넣어 보았더니....
음....
정직한 돈과 사회진보를 부르짖는 콥덴 센터(Cobden centre)라는 곳에서 ...
2010년 5월 26일
Jump Back From the Debt Crevasse By Andy Duncan, on 26 May 10
라는 제목의 글이 하나, 그것도 딱 하나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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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알알닷컴은 작은 결론 1을 맺고자 한다.
전세계 넓고넓은 인터넷 바다가 아닌 좁디좁은 오프라인 세계는 모르겠다.
그러나 만약 온라인에 한정한다면.
방박사로 추정되는 소득 크레바스의 조어자는 미국의 이 사이트에 들어가서 보았거나, 아니면 창의적인 조어일 것이다.
창의적인 국내발 조어일 가능성도 적지 않을 것이다.
아다시피, 작년도 한국민들은 박영석 원정대로 인해 '크레바스'라는 말을 들을 만큼 들었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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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여기서 멈춘다면, 그건 알알닷컴이 아니지~~(헥 북치고 장구치고^^)
과연, 언론이 이슈를 조작 또는 제작해 가는 과정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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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의 크레바스'라는 표현은 2월 25일. 그러니까 최초 사건이 발생한 하루 다음날 중앙일보의 사설에 실리게된다.
사설에 의하면,
[사설] 베이비 부머의 빈곤화 위기 라는 제목으로
베이비 부머(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에선 50대 중반에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 공백이 생기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일명 ‘크레바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이라고 글을 이러간다.
자기들끼리 치고받고 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서 판돈은 커지는 법.
다음 차례로 받고 베팅을 하는 이는 저남쪽 부산일보이다.
[밀물 썰물] 소득 크레바스 라는 칼럼란에서,
인생살이에도 크레바스가 있다. 50대 중반에 은퇴해 연금을 받기까지의 기간. 즉 '소득 크레바스'다.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50~60세 사이의 계산원을 채용하는 시니어 직원 공모에 대기업 중견 간부 출신이나 석·박사 같은 고(高) 스펙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다. 인생 하산길에 만나는 '크레바스' 넘기가 히말라야의 그것에 비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는 보다 더 살이 붙는다. 이렇게 물결은 점점 퍼져간다.
처음엔 단지 장난같은 표현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두단계를 거치면서 이 단순한 표현이 이제는 '실재'로 둔갑하고 있는 중이다.
앞으로의 귀추는? 누가 받고 베팅을 할까나?
마치 광야를 질주하는 무슨 당나구라더라.
첫당나구가 뛰기 시작하면, 무슨 영문인지도 모른체 덩달아 수천의 당나구들이 달려간다는. 진지하게...
그러나 첫 당나구는 장난이었는데, 모기가 따끔 물어서일 뿐인데...
이상 알알닷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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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베이비 부머의 빈곤화 위기
베이비 부머(1955~63년생)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한편에선 50대 중반에 은퇴해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 소득 공백이 생기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는 일명 ‘크레바스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또 은퇴자들이 생계형 창업에 대거 참여하면서 상가의 월세를 끌어올려 기존 자영업자는 밀려나고, 은퇴자들도 1년 안에 문 닫는 사례가 늘어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고 있다. 이에 ‘은퇴자 창업은 노년층의 무덤’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베이비 부머의 3분의 2는 별다른 노후 대책도 없고, 자산도 충분치 않아 은퇴 후 빈곤층으로 전락할 우려가 큰 잠재적 빈곤층이다. 이에 시니어 마트 계산대 직원 뽑는 데 석·박사만 70여 명이 몰릴 만큼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늘어난 취업자 53만6000명 중 70%에 해당하는 37만6000명이 50대 이상이었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가 설 연휴 임시직 등 질이 나쁜 고용 형태였다.
우리보다 앞서 베이비 부머 은퇴를 맞은 미국·일본도 노인층 빈곤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미국은 사회보장적 연금과 개인연금을 독려하는 정책과 역모기지론 등을 권장했지만 개인의 준비 부족과 주택가격의 하락으로 어려움에 직면했다. 일본도 금융위기로 연금 지급 시기를 60세에서 65세로 연장하면서 빈곤노인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 이렇게 앞선 나라의 사례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려면 정년 이후 근로소득이 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숙련공을 제외한 정년 연장은 기업에도 부담을 주고, 개인의 삶의 질 차원에서 그다지 효과적이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새로 직업 분석을 통해 노인에게 적합한 직업군을 창출하고 직업 전환을 돕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또 노년층에 적합한 자산운영 기법을 개발해 노년층이 무분별한 창업 대신 자산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돕고, 금융권에서도 새로운 노후 대비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등 범사회적으로 노년층의 인적·물적 자원의 효율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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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대기업 출신 몰린 마트 계산대 근무보니
은퇴 후 크레바스 … 일자리가 절실했다
56~60세 롯데마트 계산대 직원 뽑는데 석·박사 73명 응모
50대 중반 퇴직 후 국민연금을 받기까지 이른바 ‘소득의 크레바스’를 메우는 것이 그렇게도 절실했을까. 롯데마트가 만 56~60세를 계산원 등으로 채용하는 ‘시니어 직원’ 공모에 대기업 중견 간부 출신이나 석·박사 같은 이른바 ‘고(高)스펙’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롯데마트는 이달 1~10일 시니어 직원 응모를 한 결과 400명 모집에 2670명이 지원해 경쟁률 6.7대 1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지원자 중 대기업 임원 출신이 10여 명이고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중견 간부 퇴직자는 400여 명이다. 은행 지점장을 지낸 지원자도 있다. 또 박사가 2명, 석사가 71명에 달했다.
시니어 채용에 지원한 L씨(57·경기도 광명시)는 “대학 4학년인 둘째 아들 등록금에 보태고, 또 일을 해야 건강하게 살 것 같아 신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연세대 보건학 석사 출신으로 2004년 LG생활건강에서 부장으로 명예퇴직한 뒤 광명에서 수퍼마켓을 운영했다. 그러다 인근에 대형마트와 아웃렛·기업형수퍼마켓(SSM)이 들어오면서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난해 말 문을 닫고 롯데마트 시니어 직원에 응모했다.
매장 계산원 같은 단순 업무에 베이비부머 세대(1955~63년생)의 고급 은퇴자들이 몰리는 것에 대해 한국노동연구원 방하남 박사는 “이른바 ‘소득 크레바스’를 메우려는 것이 한 이유”라고 분석했다. 직장 퇴직자들의 대부분이 돈을 더 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 최근 청년 취업난 때문에 자녀들이 취직을 못 한 경우가 많아 더욱 그렇다. 하지만 쏟아지는 베이비부머 세대 퇴직자들을 수용할 만큼 일자리는 넉넉지 않다. 자영업자가 넘쳐 개업을 하기도 만만치 않다. 국민연금은 61세나 돼야 나온다. 그러다 보니 돈벌이가 절실한 은퇴자들이 일자리를 가리지 않고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방 박사는 고스펙자들이 단순 업무라도 하겠다고 나서는 또 다른 요인으로 ‘일을 하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황폐해질 것이란 두려움’을 들었다. 실제 직장에서 1차 퇴직을 한 뒤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가족 관계에 금이 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롯데마트와 비슷한 ‘시니어 스태프’제를 운용하고 있는 보광훼미리마트에도 고스펙자들이 많이 지원하고 있다. 보광훼미리마트 정준흠 영업기획팀장은 “지난해 100명을 뽑는데 10배가량이 왔다”며 “상당수가 기업체 간부 출신이고, 임원을 지낸 이들도 간혹 있다”고 전했다. 보광훼미리마트의 시니어 스태프는 60세 이상으로 편의점 아르바이트생과 같은 일을 한다. 지난해 100명을 뽑았고 올해는 25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황수경 박사는 “롯데마트가 56~60세 은퇴자들에게 일자리를 주는 것은 아주 훌륭한 사회공헌”이라며 “다른 기업들이 여기에 동참하면 은퇴자의 일자리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마트의 시니어 직원들은 각 점포에서 계산과 온라인 쇼핑 주문품의 배송 준비(온라인 피커) 같은 일을 한다. 하루 6시간 이하, 1주일에 최대 30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임금은 공개하지 않았다. 61세까지 일할 수 있으며 이후엔 건강에 문제가 없을 경우 매장 안내 아르바이트 사원으로 일하게 한다는 게 롯데마트의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 이달 말까지 시니어 사원 1차 선발을 완료하고 다음 달 초 매장에 배치할 계획이다. 또 5월에 400명, 하반기에 200명을 뽑는 등 올해 시니어 직원 총 1000명을 뽑기로 했다.
◆소득 크레바스=직장에서 은퇴한 뒤 국민연금을 받을 때까지의 소득 공백기를 일컫는다. 현재 일반 직장인의 평균 퇴직 연령이 53세이고, 2013년부터 61세에 국민연금이 나오므로 평균 8년의 소득 크레바스가 있는 셈이다. 국민연금을 55세부터 앞당겨 받을 수는 있으나 받는 돈이 크게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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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들에게 히말라야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존재로 작용하는 것 같다. 눈사태는 물론 히든 크레바스(눈에 보이지 않는 빙하의 갈라진 틈)가 널려 있는 그곳에서 산악인들은 기쁨과 허탈감, 불안과 초조, 비참함을 함께 느낀다.
그래서 엄홍길은 히말라야 등반을 "식물조차 자라지 못하는 곳에서 최소 한 달에서 두 달까지 모든 것을 참아야 하는 구도자적 고행의 길이지만 고통과 희열, 인생의 깊이를 느낄 수 있기에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지난해 고혼이 된 박영석은 지난 1996년 봄 다올라기리 등정 중 너비 1m의 크레바스에 빠진 적이 있다. 박영석은 그때를 떠올리며 "끝없이 추락하면서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함께 등반하던 홍길이 형이 준 매트리스가 크레바스의 스노 브리지(눈이 얼어 다리처럼 된 부분)에 걸려 살아났다.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데 갑자기 갓 백일이 지난 둘째 놈이 생각나 펑펑 울었다"고 술회했다. 생과 사가 갈리는 그 순간에 왜 둘째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그곳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히말라야에서 크레바스는 가장 피하고 싶은 장애물이다. 특히 히든 크레바스는 죽음으로 통하는 악마의 덫이나 다름없다. 등반 중 크레바스를 만나면 최대한 주의해서 건너는 수밖에 없다. 돌아갈 수도 피해갈 수도 없는 것이 크레바스다.
인생살이에도 크레바스가 있다. 50대 중반에 은퇴해 연금을 받기까지의 기간. 즉 '소득 크레바스'다.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50~60세 사이의 계산원을 채용하는 시니어 직원 공모에 대기업 중견 간부 출신이나 석·박사 같은 고(高) 스펙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다. 인생 하산길에 만나는 '크레바스' 넘기가 히말라야의 그것에 비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박진수 논설위원 jspark@busan.com
산악인들에게 히말라야는 거부할 수 없는 운명과 같은 존재로 작용하는 것 같다. 눈사태는 물론 히든 크레바스(눈에 보이지 않는 빙하의 갈라진 틈)가 널려 있는 그곳에서 산악인들은 기쁨과 허탈감, 불안과 초조, 비참함을 함께 느낀다.
그래서 엄홍길은 히말라야 등반을 "식물조차 자라지 못하는 곳에서 최소 한 달에서 두 달까지 모든 것을 참아야 하는 구도자적 고행의 길이지만 고통과 희열, 인생의 깊이를 느낄 수 있기에 내가 가야 할 길"이라고 고백한 바 있다.
지난해 고혼이 된 박영석은 지난 1996년 봄 다올라기리 등정 중 너비 1m의 크레바스에 빠진 적이 있다. 박영석은 그때를 떠올리며 "끝없이 추락하면서 '올 것이 왔구나' 하고 생각했다. 함께 등반하던 홍길이 형이 준 매트리스가 크레바스의 스노 브리지(눈이 얼어 다리처럼 된 부분)에 걸려 살아났다. 허공에 거꾸로 매달려 있는데 갑자기 갓 백일이 지난 둘째 놈이 생각나 펑펑 울었다"고 술회했다. 생과 사가 갈리는 그 순간에 왜 둘째의 얼굴이 떠올랐는지 그곳에 가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일이다.

히말라야에서 크레바스는 가장 피하고 싶은 장애물이다. 특히 히든 크레바스는 죽음으로 통하는 악마의 덫이나 다름없다. 등반 중 크레바스를 만나면 최대한 주의해서 건너는 수밖에 없다. 돌아갈 수도 피해갈 수도 없는 것이 크레바스다.
인생살이에도 크레바스가 있다. 50대 중반에 은퇴해 연금을 받기까지의 기간. 즉 '소득 크레바스'다.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50~60세 사이의 계산원을 채용하는 시니어 직원 공모에 대기업 중견 간부 출신이나 석·박사 같은 고(高) 스펙 지원자들이 대거 몰렸다 한다. 인생 하산길에 만나는 '크레바스' 넘기가 히말라야의 그것에 비해 결코 가볍게 보이지 않는다. 박진수 논설위원 jspar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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