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하필이면 14좌일까요?


의문제기:

히말라야의 허구많은 봉우리들 중에 왜 하필이면 꼭집어 14좌일까요?
13좌도 아니고 15좌도 아니고...

히말라야 산맥에서 독립봉과 위성봉을 정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습니다만,
가정해서 그 기준이 정립되어 있고, 기준에 합당한 봉우리가 13개였다고 하면 그들은 어떻게 하였을까요?

그대로 13좌라고 했을까요?
아니면 13을 터부시하는 그들의 문화상 봉우리 하나를 더해 14좌라고 했을까요? (줄이기보다 하나 늘이기가 쉽겠죠)


'모든 걸 의심하라. 쓸데없이 의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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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좌. 봉우리 숫자에 대한 의문은 전혀 없었습니다.
자명한 것으로 받아 들여서가 아니라, 의문을 품을 실마리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작년 언제더라. 영국의 트래킹 루트에 관한 책을 뒤적이다가.
잉글랜드 지역인가 에이레지역인가 그 지역의 '14개의 산 '이라는 말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순간. 어랏~ 이것봐라.

우리나라 밀레에서 엄홍길을 앞세워 16봉우리 오르기 운동을 펼치듯이,
영국의 14좌 역시 히말라야 14좌를 본뜬건가?
아니면, 영국의 14좌에 영향받아서 의식적무의식적으로 히말라야에도 14좌로 자리매김하였는가?

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한번 연구해봄직한 상당히 재미있는 의문이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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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탐험시대. 또는 측량시대때부터 다짜고짜 14좌를 정하지는 않았을겁니다.
과연 언제부터 14좌라고 말이 떠돌기 시작했을까요?
영국 14좌는 과연 언제부터일까요?

이것을 알면 될 것 같은데...



아무튼 의문의 실마리를 던지는 걸로 만족하고, 언제 그 책자를 찾으면 관련 부분을 스캔뜨서 올리도록 하고요.
아래는 이와 관련하여 월간 산 안중국씨의 좋은 글이 있어 모셔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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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좌와 16좌, 어떻게 다른가

산악인들은 몇 개의 등반 대상지를 별도로 묶어 그것을 제2, 제3의 목표로 삼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알프스 3대 북벽, 그리고 히말라야 8,000m 14좌입니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등반을 지나치게 계량화했다는 비판도 하지만
긴 시간을 두고 꾸준히 추구할 새로운 과제를 설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 대상지들을 하나로 묶기’는 널리 용인돼왔습니다.

아이거·마터호른·그랑드조라스의 알프스 3대 북벽은 같은 유럽알프스 지역에 있고 그늘이 들지 않는 추운 북벽이며
등반이 어려운 수직 벽인 점 등 몇 가지 공통점이 있기에 하나의 의미망으로 엮은 것입니다.
8,000m 14좌는 해발 8,000m가 넘는 봉이 모두 14개라 하여 ‘14좌(giant peak)’로 개념을 설정한 것이죠.

여기에는 무슨 엄격한 잣대가 있었던 것이 아닙니다.
애초에 다른 대상지 하나를 더 포함시켜 4대 북벽이라거나 15좌로 할 수도 있었을 것이며,
지나치게 유다른 대상지만 아니라면 다들 또한 그렇게 받아들였을 것입니다.
그러나 1986년 라인홀트 메스너가 인류 사상 최초로 14좌 완등을 선언하면서 ‘8,000m 14좌’는 하나의 독립된 의미망으로 굳어졌습니다.
(* 이부분은 안중국씨가 약간 오해가 있는 듯.
그 이전에 1964년 중국의 시샤팡마봉 초등으로 인해 14개봉 초등 붐은 끝났다고 기술하는 것을 유념하면 메스너 이전에 이미 정립?
_)
때문에 14좌 완등자들은 14좌를 마친 이후에는 다른 방식의 등반으로 방향을 바꾸었지요.
그러나 엄홍길은 여기에 2개 봉을 더 보태어 올라 16좌를 완등했다고 말한 것입니다.

8,000m 14거봉은 저마다 위성봉들이 있으며, 그 중 8,000m를 넘는 것이 9개 있습니다.
그 9개 중에도 칸첸중가의 서봉 얄룽캉(8,505m)과 로체봉의 동봉 로체샤르(8,400m)는
독립성이 강하여 여러 산악인들이 별도로 등반을 하기도 했습니다.
엄홍길은 이 두 개를 보태어 16좌라 한 것이죠.

16좌 세계 최초 등정이라는 말도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긴 하지만 그것이 새로운 의미망으로 정착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
14거봉에 이어 그가 한 2개 봉 등반도 물론 몹시 어렵고 힘들다고 합니다.

아직도 16좌를 하겠다는 산악인은 엄홍길 이외에는 없습니다.
다만 스페인의 14좌 완등자 후아니토 오이아르자발이 14좌×2를 하겠다고, 즉 14좌를 두 번 하겠다고 선언한 모양인데,
그렇게 그 나름으로 의미망을 확장해보려는 것이겠지요.
오은선은 16좌 등정이나 14×2 등정은 생각조차 해본 적이 없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무튼 그간 여러 언론매체는 마치 세계적으로 난다 긴다 하는 산악인들이 경쟁적으로 16좌를 하려 했으나
엄홍길이 가장 먼저 한 것인 양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이는 진실을 잘못 전달한 것이죠.

엄홍길이 간혹 공개석상에서 ‘16좌’가 아니라 ‘14+2좌’라고 언급했던 것은 이런 사실을 의식해서였겠지요.
‘히말라야 16좌 완등으로 세계 등반사를 다시 썼다’거나 하는 표현은 외려 엄홍길을 곤란하게 한 것이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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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에 얽힌 이야기 예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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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유식의 즐거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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