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마, 등강기???



중국에서 펴낸 조잡한(!) 클라이밍 기술서적에서 그들이 쥬마를 상승기 또는 등고기(?)로 부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서는
쥬마를 등강기로 부르는 생뚱맞은 우리의 현실을 발견하고, 낯선 발견의 재미를 또한번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쥬마는 등강기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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쥬마에 관한 짧은 이 이야기는 중국인들의 조어능력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쥬마를 일본어로는 등강기라고 합니다.(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아마도)
등강기. 애시당초부터 줄기차게 그렇게 듣다보니 익숙해져서 그렇지, 등강기라고 부르는 건 말도 안되는 웃기는 이야기죠.
등강기 또는 승강기는 오르내리는 에레베이터를 말하는 거지, 쥬마처럼 오직 오르기만 하는 장비에는 붙일 수 없는 겁니다.

중국에서는 상승기(上昇機) 또는 등고기(登高機)라고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상승기라고 하는 걸로 기억)
쥬마의 본질을 확 꿰뚫은 제대로 된 용어라고 할 수 있죠.


한편,
<암벽등반의 세계(3인공저)>에서는 쥬마를 순한글로 재번역하기를 '오름기'라고 하였던가...
그렇다면, 하강기는 내림기? 션트같은 하강보조기는 내림도우미?

* 등반 climb 를 오름짓이라고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오름짓이라는 표현도 좋은 짓이 아니죠.
'짓'이나 '질'은 '꾼'들이나 하는 잡것의 뉘앙스가 강하니까요.
이왕 할려면, '오름사위'가 어떨까요. 클라이밍은 수직의 놀판에서 펼치는 한판의 춤사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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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짧게 끝내자니, 지면이 쪼매 아까워서 조금 더^^

비행기내에 비치된 한영중일어로 적혀있는 '비상시 탈출에 관한 카타로그' 를 보다가. 클라이밍 용어에 관한 의문 하나가 생겼습니다.

등산과 하산은 반대어입니다.
그리스라틴어식으로 하면 등산은 ascend, 하산은 descend입니다. 어근 scend에다가
서로 반대를 의미하는 접두어 a와 de를 부침으로써 반대어를 쉽게 만들수 있습니다.
한편, 영미식 영어로는 등산이 애초에 오른다' climb'이고, 어근이 없기에 부사어 down을 붙여서 climb down(아래로 오른다???)이라는
다소 모순된 단어가 생겨났습니다.


그렇다면 등반의 반대말로 무엇이 좋을까요?
반(攀)의 뜻이 '오르다'이기 때문에 영미식으로 모순되긴 하지만  '하반'으로 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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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로 이륙과 착륙은 일본어를 그대로 차용한 것입니다.
중국어로는 올라가는 것을 기비(起飛), 내려오는 것을 하강(下降)이라고 하고 있더군요.

이륙과 착륙은 목적지인 땅(륙)을 중심에 놓고서 떠나거나 도착하거나로 보고 있는 것 같고요.
중국어 기비와 하강은 주체인 비행기(또는 탑승객)를 기준으로 해서 만든 용어이겠죠.

비행기의 본질인 뜨서 나는것을 기준으로 했기에 하강보다 '기비'를 먼저 만들었을 겁니다.
만약에 하강이라는 단어를 먼저 생각했다면, 하<->상, 강 <-> 승 으로 해서 '상승'이라고 했을테니까요.
'이륙'은 땅을 떠난다는 뜻만 내포하는 것에 비해, '기비'는 떠서 날아간다는 비행체를 상정하는 것이기에 더
정확한 단어로 보입니다.

한편 이들의 원래표현인 영어로는 이륙 = take off, 착륙 = landing 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둘 사이에 댓구가 일어나지 않고 있습니다. 뭔가 이유가 있겠죠.
댓구를 만들기 쉬운 그리스 라틴어를 애초부터 사용하지 않는 까닭은 무얼까요?
아마 개발한 미국의 라이트형제가 그리스라틴어에 대해 잘 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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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등반(climb)의 반대어로 descend라는 그리스라틴어나, climb down이라는 '어색한' 단어가 생겨난 이유는 뭘까요?
아무래도 바위에서 내려오는 하강이 한참 뒤에 발생했다는 것도 이유중 하나가 아닐까요?
1800년대에 발생한 등반에서 듈퍼식 하강법이라고 차별화된 하강방식이 생겨난 건 1900년대가 되어서니까요.
얼핏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식으로 등반(登攀)의 뜻은, 오르긴 오르되(登) 손을잡고(攀) 오르는 것을 말합니다. '반攀'이 암반수할 때의 반(槃: 쟁반, 바닥)하고 다릅니다.
중국식으로 반암(攀岩), 또는 반등이 사실 클라이밍의 속성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바위(암)을 손을 써서 힘들게 올라가(攀)는 걸 말하니까요.

일본이나 중국이나 등반에 이미 오른다는 뜻이 포함되어 있기에, 반대로 내려온다는 단어를 만들때 약간 곤혹스러웠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강이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이륙착륙처럼 바위(岩)를 기준으로 해서 상암(上岩), 하암(下岩)이라고 했다면 좋았을 텐데요.
그러나 동양에도 서양처럼 락클라이밍이 생겨날때 바위의 중요성은 아무래도 '오르는 것'이 먼저였기에 '내려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거, 뭐 이런건 생각 못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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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등반의 반은 무슨 뜻일까요? 그 기원은?



 攀  (더위잡을 반): 두 손을 벌려 아래에서 위를 잡아 당김

두 손을 안으로 모은 모양을 두고 상대를 '공경하다'는 뜻으로 쓴 반면,
아래에서 위를 향해 오르려고 할 때에는 반드시 손을 벌려 어떤 것을 잡고 힘을 써서 올라야 한다는 뜻에서
두 손을 바깥으로 향해 내민 모양을 '끌어당기다'는 뜻으로 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가령 모처럼 휴일에 건강을 되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비탈진 산길을 오른다고 가정해 보자.
그러자면 우거진 숲을 헤치며 튼튼한 나무를 끌어 잡아당기며 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때에는 반드시 두 손을 벌려 잡아야 오르기에 마땅하다.

이런 점에서 많은 나무(林) 중에서 끌어당길만한 나무(爻; 본받을 효)를 골라서 잡아 손쓰다(手)는 뜻에서
산에 오르다는 뜻의 '登攀'(등반)이라 할 때의 '攀'(더위잡을 반)이라 하였다.


'登'(오를 등)은 제사상을 차린 제단 위에 올라 그 상차림이 잘 되었는지를 눈여겨 살피기 위해 '오르다'는 뜻을 지닌 글자이다.
그러나 '攀'(더위잡을 반)이란 가파른 산길을 가까스로 힘들여 '나무를 더위잡고 오르다'는 뜻이다.

* 더위잡다 :

어원 : 더위잡다《월인석보(1459)》←더위­+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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