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드, 그리그리의 영광을 카라비너에게 돌려라.
1978년 SLCD인 프렌드 최초로 개발 -- 얼쑤~ 프리 클라이밍의 개가!로닷
1991년 자동확보기인 그리그리 최초로 개발 -- 이얏~ 스포츠 클라이밍의 영광!이닷
아무리 우리끼리라고 하지만
위의 성과를 놓고 환호작약하기엔 좀 민망하고 부끄러운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십여년 압선 1969년에는 다른 계(鷄)인 우주계에서는 8000미터를 넘어서서 달나라까지
초등으로 갔다 온 판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동안 산악계는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78년이 되어서야 최초로 SLCD(스프링 로우디드 캐밍 디바이스)를 만들고,
91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동확보기(오토 락킹 디바이스)를 만들었을까?
산악계(鷄)를 대표해서 느낀 이런 부끄러움으로 진실을 찾아 나섰더니...아니나 다를까...
결론을 미리 밝히자면 :
20세기 초반에 산악계는 이미 동류의 장비를 만들어 냈고, 그것의 이름은 카라비너다!
무지에서 비롯되어 우리에게 마치 자랑인양 들려 준 서두의 이야기는 산악계를 초라하게 만들지 모르지만,
연구결과, 카라비너를 통해 다시 자긍심을 찾을 수 있다.
이제 30년이나, 16년 넘도록 남이 누려야 할 영광을 대신 누렸으니 그만하면 충분하니,
산악계의 두 얼굴마담인 프렌드와 그리그리는 양해하시라.
"이제는 제대로 말할 수 있다."~~
지금은 평범 그자체인 카라비너가 누렸어야 할 영광의 세계로 들어 가 봅시다.
아래는 카라비너에 바치는 조그만 헌사, 예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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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최초의 SLD는 1978년 프렌드가 아니라, 1910년대 초 카라비너였다!
흔히 프렌드로 불리는 SLCD는 스프링으로 작동되는 캐밍장비(spring loaded camming device)라는 뜻이다.
그런데 SLCD 는 두 부분, 그러니까 스프링으로 작동되는 부분과 캐밍의 합체물이다.
SLCD = SLD + CD .
따라서 SLCD는 스프링으로 작동되는 장비SLD 에다가 캐밍기능을 덧붙인, SLD가 개량된 장비이다.
캐밍 디바이스(cam - 왕복운동을 회전운동으로 바꾸는 기능)는 60년대 프리 클라이밍의 바람에 힘입어 다양한
형태가 개발되었다.
그렇다면 스프링으로 작동되는 장비, SLD 는 언제 개발되었을까?
놀라지 마시라.
바로 카라비너가 그것이다.
유심히 보면 알 수 있겠지만, 우리가 카라비너를 열었다가 손을 떼면 곧바로 잠기는 이유는
개폐부분의 막대에 구멍을 파고 스프링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마치 모나미 볼펜처럼 말이다.
열렸다 닫혔다. 열렸다 닫혔다. - 마치 모나미 볼펜처럼.
별 시덥잖은 카라비너가 프렌드에 70여년 앞서서 최초의 SLD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
하여간, 카라비너를 보면, 요즘과 달리 그 시절 클라이머들의 치열한 열정을 엿볼 수 있어서
가끔씩 피가 끓는다.
요즘 클라이머?
한석봉과 그의 어머니의 대화 지대로다. (짜증 지대로다.^^의 버젼)
- 나는 떡을 쓸테니, 너는 공부만 해거라. --> 장비는 물건너 잘만들어 올테니 , 너는 등반만.
옛날 클라이머?
고딩의 절규 지대로다.
- 나는 공부하는 기계가 아니에요! -->나는 등반만 하는 등반기계가 아니에요!
박정희 구호 지대로다.
- 싸우면서 건설하자. -->등반하면서 장비도 만들자.
별 시덥잖은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다음 이야기는 좀 다르다.
2. 일반 카라비너와 와이어 카라비너의 차이는 ?
요즘 국내의 잡지에 보면, 두어개의 장점을 들어 와이어 카라비너를 권하고 있는 기사를 볼 수 있다.
그런 기능적인 문제야 이미 몇년 전부터, 일삼아 부르짖었던^^ 이야기라 뭐그리 새로운 게 아니다.
다만, 일반 카라비너와 와이어 카라비너의 차이를 보다 안주꺼리 삼아 말하자면..
와이어 카라비너는 카라비너가 갖추고 있는 스프링을 없앴다는 점이다.
즉 SLD 기능 즉 스프링 로우디드 기능을 없애고, 그래도 여전히 같은 기능을 한다.
3. 최초의 자동제동 장비(auto locking device)는 그리그리가 아니라 카라비너이다.
카라비너는 폐쇄공간이 아니라, '열렸다 닫혔다' 하는 게 주 기능이다.
문을 열어서 타인을 온몸으로 받아들인 다음, 때가 무르익기 전에는 문이 저절로 열리서는 안된다.
카라비너는 힘을 주면 열리고, 손에 힘을 놓으면 즉 방심하면 곧바로 저절로 닫힌다.
다시 힘을 주지 않고는 맥없이 열리지 않는다.
이를 사자성어로 말하면 자동제동, 한글을 섞어 쓰면, 자동잠금,
멋있게 영어로 말하면 바로 오토락킹 auto locking device이다.!
카라비너는 본질적으로 auto locking device이다. 그런데 이를 간파하지 못한 그들은
카라비너를 막비너로 부르고, 또다른 잠금장치가 있는 카라비너를 잠금비너라고 하였다.
또다른 잠금비너가 하나 더 있으면 자동잠금 비너(오토락킹 비너)라고 격을 높여 불러 주었다.
역전앞과 같은 경우인가.
이까지는 애교일 수가 있는데, 시간이 흘러 그리그리가 생기면서는 상황이 다르다.
그리그리가 교묘하게 최초의 자동제동장치라고 언론플레이를 하자 우리는 곧바로 믿게 되었고,...
카라비너가 누렸어야 할 오토 락킹 디바이스의 영광을 그만 넘겨버린 꼴이 되버렸다.
카라비너는 그리그리보다 더 정교한, 장담컨데 더 완벽한 장비이다.
카라비너와 카라비너를 만든 그들에게 영광이 있어라.
그런데 무지한 후배들 때문에 응당 받아야 할 영광이 그만 사라져 버렸다.
반성이 있어라.
4. 페츨사는 그리그리를 auto locking device 라고 부를까?
국내외 유수의 사이트들과 유수의 산악인들은 그리그리를 auto locking이라 부르고
리버소나 atc-guide의 후등자 제동기능을 auto blocking으로 구분하는 듯 한데...
페츨사는.....
그리그리를 self braking device라고 부른다.
self = auto 쯤 되니 별문제 없고,
왜 Locking 대신에 braking라고 했을까?
등산사(史)에 비추어 보아 auto locking 은 카라비너에게 바칠 단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리라 추측한다.
역시 페츨^^
이 것 또한 별 시덥잖은 소리일지 모르지만 다음 이야는 좀더 솔깃하다.
5. 카라비너는 하켄이다!
이 이야기는 관심을 끌려는 선데이 서울 류의 잡지기사 제목이 아니다.
카라비너의 뜻, 그리고 하켄의 뜻을 알게되어 사실 뛸뜻이 기뻣다
그렇지만 글이 길어지면 가독성이 떨어지기에 다음기회로 미룰까 한다.
어찌되었든 카라비너는 관행적으로 일컬어지는
"1910년 독일의 오토 헤르조그가 소방관들이 쓰는 물건을 보고 처음으로 산악계에 도입했다."로
끝내기엔 아까운 이야기이고, 그 사실의 진실여부조차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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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애초부터 카라비너가 스프링이 있다거나(SLD). 자동잠금 기능이 있었거나 하지 않았다.

사진은 1928년 일본의 책자에 - 최초의 일제 제작 카라비너의 모양들-이라는 제목으로 실림 . /클릭하면 사진이 확대되니 보다 더 유심히 보실 수 있습니다.
카라비너가 하켄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알면 보다 쉽게 이해될 듯 한데,
요즘과 달리 초기에는 카라비너가 스프링이 있었다거나, 또는 스프링으로 인해
자동제동이 되었거나 하지 않았다.
일본어로 된 책이라 내용을 속속들이 확인할 수는 없고,
육안으로 추측한 내용이지만 대충 맞아떨어질거라 생각하고 각 카라비너를 해독해 보자면...
맨좌측의 카라비너
- 스프링이 없다.
- 개폐부 부분의 잠금장치는 요즘의 스크류 비너처럼 돌려서 잠그는게 아니라, 슬리이딩 핸드폰처럼
밀어 올려서 잠갔다.
가운데 비너
- 아직 해독^^이 안됨
오른쪽 비너.
- 볼트를 끼우고 너트를 돌려서 잠금기능을 대신했다.
오토 헤르조그는 개발업자이면서 최초로 카라비너를 등반에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딸랑 두개 들고 등반했습니다 라고 관련 등반史 책에는 씌여 있습니다.
딸랑 두개 들고 간 이유는 자기가 만든 장비를 뭐 못믿어서라기보다는
무게와 복잡한 작동방식 때문이었으리라 추측합니다.
철제로 만든데다가, 아무리 잘만들었다고 해도 볼트 너트로 끼우는 방식을 넘어서지 못했을 테니까 눈덮인 알프스에서 그리 쉽게 때마침 사용할 수 있는 장비는 아니었겠죠.
헤르조그가 사용한 최초의 비너가 어떠했는지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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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고 보니,
만주도 한국땅, 대마도도 한국땅, 공자도 조선족, 한자도 우리꺼,
좋은 것은 몽조리 우리꺼라고 주장하는 사람 같네요~~
피에스 : http://www.annapurna.co.kr/ 페츨에 관한 기사를 찾다보니 페츨에서 개발한 오름기 중에
크롤(CROLL)이 페츨사가 있는 조그만 마을 이름(크롤)에서 따온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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