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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 관리공단, 이게 뭡니까?

고등학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은 소설가이셨는데, 그분이 쓰신 소설중에 제목은 기억안나고
여주인공을 묘사하는 부분만 기억납니다. 어떤 구절이냐 하면,
"노처녀 p씨는 마치 말라빠진 오징어같은 목소리를......"

북한산에서 만나는 많은 표지판들은 국립공원 관리공원의 역작입니다.
그런데 그게 뭡니까?

평생을 자연에서,
그냥 자연도 아니고 너무 아름다워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자연에서 노닐면서도
낭만은 지지리도 없는 표지판들을 보면 탄식이 나옵니다.
마치 말라비틀어진 오징어처럼 습기도 없고 매력도 없는...

산에서 흔히 만나는 그들의 표지판을 한번 볼까요?
이왕이면, 배추흰나비로부터 시작해봅니다.

배추흰나비 [common cabbage butterfly]

나비목[] 흰나비과의 곤충.
학명Pieris(Artogeia) rapae
분류나비목[]
흰나비과
분포지역한국 ·일본 ·중국 ·유럽 ·북아메리카 ·뉴질랜드
서식장소들판이나 낮은 산지
한살이갖춘탈바꿈
크기앞날개길이 19∼27mm

언문을 깨친 우리가 산에서 만나는 표지판 대부분이 이런 식입니다.
사실 익숙해서 별 문제점도 못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어제 수락산 대조암장을 찾으러 가는 길에 제 눈이 확 밝아졌습니다.

공단을 보는 시각 말이죠. 자연을 느끼게 하는 감각말이죠.

수락산에서 제 눈을 띄어준  표지판의 예입니다.

어, 그래? 갈참나무의 "갈"이 그래서 붙은거야? (호기심)
그러면 졸참나무는 무얼까? (궁금증)
천천히 걷게 된다. ( 표지판을 찾으러)


당연히 졸참나무에 관한 표지도 있죠.~ (기쁨)
가만있어보자, 그렇다면 비슷 비슷한 나무중에 떡깔나무는? (호기심의 옷고름 풀리다~.)

"머리를 들어서 잎을 보세요!"
자연스레 말을 듣는다. 아항. 떡깔나무가 저렇게 생겼구나.
이제 세 나무를 가릴 수 있게 되었네. 초등학교때부터 배워도 몰랐던 것을...
그리고 친구들에게 이야기꺼리도 생겼고~~ (이야기꺼리)

어, 한자도 가르쳐 주네..신바람 한자 교실~~~


만약 이런 표지판이 우리에게 익숙한, 그래서 눈길조차 받지 못하는 기존의 표지판에는
과연 어떻게 씌여 있을까요?~

이런 젠장.
정말 밥맛 떨어지고, 마른 오징어 같고, 나무로부터 정을 떨어지게 하는...

과연 라틴어로 된 학명이 궁금하나요?
생물학과 박사도 궁금하지 않을, 생물 분류학 박사도 쉬는 휴일날 이런 것 보고 싶을까?
"낙엽활엽교목으로....나무높이는.....4월에 꽃이 피고...번식은...목재는..."
이런 드라이한 말라빠진 정보에 굶주렸나요?

당신들의 천국에서, 당신들을 위한 표지판이라고 말해도 과장일까요?
아니 그들은 자기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를겁니다.

다시 위에 있던 배추흰나비에 관한 표지판을 봅시다.
학명Pieris(Artogeia) rapae
분류나비목[]
흰나비과
분포지역한국 ·일본 ·중국 ·유럽 ·북아메리카 ·뉴질랜드
서식장소들판이나 낮은 산지
한살이갖춘탈바꿈
크기앞날개길이 19∼27mm

이 표지판을 곰곰히 보자니,
한글은 여자나 배울 암글이라며 한자를 고집하던 조선선비들처럼, 저렇게 고급지식은 한자로 적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표지판을 곰곰히 보자니,
제눈에는 검은 썬글라스 낀 군인이 다리꼬고 앉아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앞에서 차트를 넘기면서 설명을 하는 부하 군인도 보입니다.


" 우리 부대는 (웃기는) 6080부대이며 산하에는 4개 중대가 있고,
소총이 m16이 총 382정 있으며 수류탄은 35개가 있고,
부대원은 총 231명, 부상 2명, 휴가 3명 등이 있고 있고 있고 있고 있고 있고.
학명  Pieris(Artogeia) rapae ...분류  나비목[鱗翅目] ..흰나비과
.한살이  갖춘탈바꿈 ...크기  앞날개길이 19∼27mm ...
태정태세 문단세 예성연중 인명선.....

군기가 바짝 든 표지판아...어깨에 힘좀 빼면 어떻겠니?

산에서 군인은 떠났지만, 군인문화는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당신들의 대한민산
5분대기. 동원. 분류. 엄수. 체계. 금지.이런 단어들이.........
아마 사회학자라면 "산에서 만나는 일상적인 파시즘"이라고 했겠죠.
(이런 이론들을 공부하고 싶어지네.갑자기~~)

.....
생물학자, 그것도 생물분류학자도 아닌 다음에야
우리가 자연을 접하는 방식은 위의 배추흰나비에서처럼,
현미경을 앞에두고 세포관찰하는 대학생
또는 대입을 앞두고 관심없는 과목을 억지로 외워야 하는 고등학생의 그것이 아닙니다.


단순히 호기심이고,
새로운 사실을 아는 기쁨이고,
친구들에게 해줄 이야기꺼리입니다.
그렇지 않은가요?~~

""""""""""""""
계기가 없으면,
비교해 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는 사실.
수락산에서 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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